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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털어놓기 2019. 5. 7. 22:28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의 김혜자님의 수상소감을 듣고 를 찾아보았다. 김혜자의 마지막 나레이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잊을까 두렵다고 고백하는 후반부의 나레이션도 명장면이지만, 나는, 의 초반 전환점이 되는, 한지민이 아빠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시계를 되돌리는 장면에서 내 안에 뭔가가 터져 뜨거워진 스스로를 발견했다. 이 장면은 내 삶에 가끔 예고없이 찾아오는 두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하나는 에서 사망보험금을 위해 철로로 뛰어드는 고객을 구하려고 사력을 다해 뛰는 류승범, 또 하나는 의 초반, 주인공의 픽업트럭이 드론을 좇아 옥수수밭으로 돌진하는 씬이다. 나는 종종 그 장면들을 보며 오열하던 나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제 한 장면이 더해졌다. 는 이 부박한 나에게도 매 순간 가슴을 저미게 하고, 동시에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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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는 이유곰곰, 글쎄 2019. 4. 16. 15:53
2000년에 스무살이 된 까닭에, 내 젊은 시절은 호시절 대신 실패기로 정의되었다. 개인사도 사회적 삶도 얼마나 더 큰 실패인지를 두고 경쟁하는 절망올림픽, 실패올림픽. 사람들과 실패기를 언젠가 단단히 한 번 써야한다는 얘기들을 했었는데,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인간은 실패를 싸구려 술안주로 취급하는 건 좋아하지만, 실패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거기서 운명을 성찰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파생상품으로 돈을 따먹을 때, 마약을 할 때와 같은 뇌부위에 반응이 온다는 얘기가 인사이드 잡에 잠깐 나온다. 우리는 실패에 본능적 두려움을 느낀다. 뇌파와 호르몬이 프로그램된 논리에 의하면 결국 실패란 성공을 설명하기 위한 부연일 뿐이다. 실패를 완벽한 실패로서 마주하는 것, 그런 일이 대중적 기획으로 가능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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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야!] 그만두다기고 2011. 10. 12. 13:20
작년 4월에 시작해서 26편을 쓴 레디앙의 [진보, 야!] 칼럼에 마지막 글이 올라갔다. 글을 쓰는 동안 1년 반이 지나갔는데 이 기간 동안은 사람들이나 나나 나를 진보 야 필진으로 소개하며 살았던 것 같다. 글은 뭐 엉망진창이지만 CSA 얘기와 청년정책(최저임금 1만원, 기본소득, 앙떼르미땅)과 부문 총파업 얘기를 쓴 게 기억에 남는다. 물론 노량진 점거 얘기도. (물론 이런 글은 내 맘에만 들었지 흥행은.. 그나마 흥행이라면 홍명교와의 다툼과 51+ 얘기 정도?) 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인데, 여행이란 게 왠지 다녀오면 잡다한 걸 하고 싶어지는 요물이라 일부러라도 휴식기를 가질 생각. 아 물론, 오늘 저녁 레디앙 이광호 대표와 진보 야 필진 뒤풀이는 뻐근하게 놀고 나서.. 레디앙 조병훈 글 보기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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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그들에게 진보신당 젊은 당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기고 2011. 6. 2. 05:16
"분당 후 왜 이 당에 입당한지 아나요?" [진보, 야!] "그들에게 진보신당 젊은 당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서울시 주최였던가, 몇 년 전 시민축제에 실력 있는 록 뮤지션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머리를 흔들러 나들이한 적이 있었다. 커다란 무대에서 펼쳐진 공연에는 오버그라운드에 데뷔한 뮤지션들이 차례로 출연했고, 사회자는 공연의 후반부에 흥겨운 록 공연이 이어질 것이라며 관중들을 붙잡았다. 우리처럼 록 음악을 듣고 싶어 찾아온 관중들이 많았던 탓인지, 사회자가 록 공연을 예고할 때마다 객석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후반부가 되자 기다렸던 록 뮤지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근데 영 싱거웠다. 시에서 주최한 무대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오버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밴드들과 구색을 맞춰야 한다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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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두리반에 전기를 허하라기고 2011. 6. 2. 05:11
"두리반에 전기를 허하라" [진보, 야!] 단전 해결 위해 수성중인 대책위, 어떤 로드맵이 필요한가? 1. 당신에게 갑자기 전기가 끊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우선 두꺼비집을 찾아 누전차단기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두꺼비집에 이상이 없다면? 고민할 것 없이 전력공급을 전담하고 있는 한전에 문의하면 된다. 지구단위 정전이라면 사태 경위와 복구계획에 대해 안내받게 될 것이고, 건물 배선 등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사고접수를 하고 복구공사를 기다리면 될 것이다. 정상적인 수순은 이렇다. 그런데, 이 때 한전에서 당신의 단전이 한전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대답한다면? 음, 전기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한전에서 해결할 수 없는 정전이 있다는 사실이 '벙~ 찔만한' 일인 건 맞지만, 이 나라에 살면서 어디 이런 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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