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꼬뮨 방식으로 운영하는 홍대
공중캠프. 피쉬망즈의 팬들이 만든 영험한 분위기의 펍이다.
연초부터 돌아가는 판세가 심상치 않아서 올 봄엔 원고를 탈고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천안함 문제 아무것도 없이 한 달 끄는 걸 보고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하더니, 선거판 딱 열리고 '진보'란 말이 헌 신짝처럼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아 이거 도저히 안되겠다.
젊은 사람들이 이거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데 장난도 살살 쳐야지..
그래도 쓰바 선거가 뭐 별거냐, 하고 며칠 가만히 있었더니, 여기저기서 기회주의자들 납시는 걸 보고 도저히..
좌우간 내가 분노도 아니고 허탈도 아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때는
젊은 애들, '정치에 관심도 없고, 세상 돌아가는 거 잘 모르잖아' 요런 말 들을 때다.
우와, 정말 그렇게 생각들 하신단 말야?
이제는 따옴표를 꼭 써야되는 '20대'가 증말 시야협소한 빠가라고 생각하시는겨?
나두 책을 즐겨읽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살려고, 습관들여서 서점에 가서 동향도 살피고 신간 뒤져보고 하는 편이다. 아직 정리해서 분석할 정도는 아니지만 서점에서 놓칠 수가 없는 분위기는, '뭐라도 하려는 젊은이'들이 툭 툭 튀어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히야 작년 중반부터 독립잡지는 왜 그리 많이 나오는지, 그보다 전부터 젊은 저자들의 글은 또 왜 그렇게 자주 보이는지, 캬 그거 보면서 지난 몇 년 시간 헛돌아가진 않았구나. 정치는 저래도, 학교는 저래도, 방송은 저래도 젊은 애들이 죽은 건 아니구나! 쾌재를 불렀다. 근데 쒯, 젊은애들이 '정치에 관심도 없고, 세상 돌아가는 거 잘 모르잖아'라니 대체, 응?
아 진짜, 선거래서 예의갖추고 조신하게 하려고 했더니 결과가 이 따구야..
이 참에 아예 멀리 나간 래디칼들 모아서 간담회 한 번 해보자.
이게 래디칼 간담회, 최종적으로 레디앙이 주최하고 "분개한 젊은 래디컬의 비명"이란 타이틀이 붙은 간담회의 배경이다.
패널은, 저들은 잘 몰라도 우리에겐 유명한, 직접 만나기 어렵지만 늘 궁금했던 스타들로. 도그마를 거부하고 가장 멀리 간 분들을 기준으로 다음 다섯 분..
이번 간담회 분위기를 봐서 몇 번 더 기획할 생각도 있다.
생태주의, 농업, 공동주거, 공동체, 히피, 펑크, 최저임금, 대학등록금 등 모시고 싶은 젊은사람도 듣고 싶은 이야기도 참 많다.
참, 이번 포스터는 서울이 무료로 도와주었다.
동강난 타이거는 대한민국을 해부하겠다는 뜻! 이지만 표정은 귀엽게 처리 ㅋ
디자인비도 없어서 무료로 부탁했는데 흔쾌히 도와주어 감동할 뿐 ㅡㅜ
다음에 꼭 맥주사례 하리다!